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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의 천사님

순간 어두운 창가에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. ‘휘’였다. 손가락에 묻은 뻘건 액체를 핥으면서 한쪽 입 꼬리를 올렸다. “간만에 많이 먹었더니 배가 터질 것 같네.” 그가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두 남자를 쳐다보면서 말했다. “왜 또 나타났어요?…” “그 녀석 만나지마.” “누구요? 민준이?” “여기 이 곰탱이들처럼 되는 꼴 보기 싫으면 알아서 잘 처신하도록.” 희연은 그게 무슨 말인지 알고 있었다. 그리고 가슴속에서 느껴지는 강력한 분노와 두려움이 함께 뒤섞였다. 휘는 그 강렬한 에너지에 또다시 유혹을 느꼈다. “아아… 그만. 그런 어두운 감정은 너와는 맞지 않아. 너는 항상 순수하게 남아야 해.” “그럼 날 열 받게 하지 말아요.” “그놈..

순간 어두운 창가에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. ‘휘’였다. 손가락에 묻은 뻘건 액체를 핥으면서 한쪽 입 꼬리를 올렸다.
“간만에 많이 먹었더니 배가 터질 것 같네.”
그가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두 남자를 쳐다보면서 말했다.
“왜 또 나타났어요?…”
“그 녀석 만나지마.”
“누구요? 민준이?”
“여기 이 곰탱이들처럼 되는 꼴 보기 싫으면 알아서 잘 처신하도록.”
희연은 그게 무슨 말인지 알고 있었다. 그리고 가슴속에서 느껴지는 강력한 분노와 두려움이 함께 뒤섞였다. 휘는 그 강렬한 에너지에 또다시 유혹을 느꼈다.
“아아… 그만. 그런 어두운 감정은 너와는 맞지 않아. 너는 항상 순수하게 남아야 해.”
“그럼 날 열 받게 하지 말아요.”
“그놈을 사랑하나?”
휘가 미간을 찌푸리며 살기 서린 눈으로 쳐다보며 말했다. 그는 언제라도 민준의 목을 꺾어버릴 수 있을 것만 같았다.
“아니. 그냥 친구일 뿐이에요.”
“그래… 그럼 됐어. 하지만 가까이 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네.”
“그를 건들지 마요.”
희연의 말을 들은 휘의 눈에 핏줄이 서더니 콧잔등을 찌푸리며 콧바람을 씩씩 내뿜었다. 그것은 인간의 분노와는 견줄 수 없는 분노 그 이상의 것이었다. 그는 금방이라도 모든 것을 다 파괴할 수 있을 것 같았다.
“건들진 않겠다. 대신에 넌 내 것이 되어라.”
(중략)
그는 명백히 자신의 욕망을 참고 있었다. 자신의 끓어오르는 욕망을. 희연을 범해버리면 더럽혀질 까봐 자신의 입술을 너무나 꽉 깨물어서 검붉은 피가 흐르는 것도 모른 채.
희연의 어깨에 올린 휘의 손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.
괴수의 몸을 하고서 불타오르는 욕망을 참는 것이 어떤 기분인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, 금방이라도 포효할 것 같은 그의 표정에서 어렴풋이나마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았다.
저자 - 샨

욕망, 사랑, 열정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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